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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1/01 권유
2005/11/01 11:02
어떤 이들은 내 글에서 “나는 너희들보다 바르게 산다”는 과시를 느끼기도 하는 모양이다. 이를테면 “내 글을 제 알량한 사회의식을 배설하는데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슬렸고” 같은 표현에서 특히 말이다. 그런 반응을 발견하면 난감하다. 내 글이 얼마간의 안정을 가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구석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 절박한 싸움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내 글에서 위로를 느낀다면, 얼마간의 안정을 갖고 사는 사람이 그런 불편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게 내 글이 좇는 최소한의 ‘균형’이며 나는 그걸 흐트러트릴 생각이 없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양의 불편함과 똑같은 양의 위로를 주는 글을 나는 혐오한다. 내 글이 담는 불편함은 ‘과시’가 아니라 ‘권유’다. “글이나 읽고 해소하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함께’ 실천을 고민해야죠.” 하는 권유 말이다. 나는 고통에 찬 원칙과 엄격한 자기 절제 속에 굳어진 얼굴을 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런 지사형 인간이 못 되며 그럴 생각도 없다. 나는 오히려 인생의 즐거움을 찾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이다. 즐거움의 기준이 좀 다르긴 하지만. 언젠가 안상수 선생은 “좌파는 지고의 정신적 사치를 누리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내 말이 바로 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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