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9 08:48
최저임금제 개악을 애써 외면하는 두가지 풍경. 하나는 이 문제를 민주당의 일로, 대통령과 무관한 일로  분리시키려는 이들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사랑은 존중하지만 그런 노력은 그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바보 취급하는 일이 된다. 또 하나는 임금 수준이 꽤 높아서, 이번 개악이 자신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사회적 관련성’이라는 건 언제나 체감하는 것보다 크기 마련이다. 인정하든 않든 사회엔 계급적 이해관계의 거대한 전선이 존재한다. 평소엔 잊고 살더라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순간이 오면 투명하게 드러난다.(‘저 좋은 대통령이, 저 정의로운 국회의원이 내 편은 아니었구나!’ 깨닫게 된다.) 이번 개악 역시 그 전선에서 발발한 전투, 혹은 침략 행위다. 전선에서 멀수록 나완 별 관련 없는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선이 밀린다는 건 내 삶이 그만큼 전선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2018/05/29 08:48 2018/05/29 08:48
2018/05/27 11:22
타임라인이 두가지 주제로 가득하다. 하나는 2차 남북정상회담, 또 하나는 민주당이 주도한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정이다. 전자는 여전히 과정 중에 있는 일이지만 후자는 이미 결론이 났다. 이번 개정의 요점은 최저 임금 계산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부를 넣게 함으로써, 최저임금이 올라도 실제 임금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줄게 만든 것이다. 현재 법으론 기본급과 직무수당 월 138만원에 상여금 50만원 복리후생비 20만원을 받는 노동자는 최저임금제 위반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157만원인데 최저 임금을 기본급과 직무수당으로만 계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정된 법으론 최저임금을 넘게 된다. 최저임금의 25%(39만2500원)를 초과한 상여금과 7%(10만9900원)를 초과한 복리후생비를 최저 임금 계산에 넣기 때문이다. 138만원+10만7500원+9만100원=157만7600원. 덧붙여 기업이 상여금 지급 시기를 변경할 때 과반수 노조나 노동자 중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던 걸 과반수의 ‘의견 청취’만 하면 되도록 함으로써 최저임금 개정을 한층 실효성 있게 했다. 한반도 평화에 노동존중 세상에, 문재인은 정말 바쁜 대통령이다. 건강이 염려된다.
2018/05/27 11:22 2018/05/27 11:22
2018/05/26 22:24
하고 많은 NL 출신도 아니고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와 거리가 멀다는 생각도 여전하지만, 갈수록 드는 생각은 참 대단한 체제라는 것이다. 반공주의자들이 말하듯 인민의 눈과 귀를 막고 세뇌하고 억압하는 방식만으로 70여 년을 건재할 순 없다. 사회가 아니라 거대한 종교 집단이라는 설명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생겨나고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 지배 체제에 대한 인민의 존경과 신뢰가 상당 수준 지속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북한을 잘 모른다, 라고 할 때 핵심은 결국 그것 아닐까.
2018/05/26 22:24 2018/05/26 22:24
2018/05/25 11:20
트럼프는 제 방식대로 가고 있을 뿐이다. 그가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그 답지 않은’ 행보를 보여온 것도 ‘그답게’ 또 한번 뒤튼 것도, 실은 그의 방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는 명분이나 대의를 앞세우는 이념형 정치인이 아니라 배팅과 흥정을 노골화하는 상인형 정치인이다. 그의 모든 행동에 일희일비하진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아니 트럼프와 김정은이 매우 특별한 협상 방식을 구사하는 인물들로 보이는 보다 결정적 원인은 ‘역사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상황에서 협상 방식은 당연히 통상적 외교적 협상의 범주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과를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도 없다. 분명한 건, 이 역사적 상황의 실체는 당연히 그들과 그들로 대변되는 양측 지배계급의 치밀한 이해관계 계산과 절충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협상을 시작했다는 건 이미 그 부분이 상당 부분 진척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북한은 전쟁을 피한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다, 북한의 체제 지속을 모색한다, 같은 것들이다. 물론 아직은 유효한 상태다.

첨언하자면, 지금 여실히 확인되듯 이 역사적 상황의 주체는 미국과 북한이다. 자립적 국가를 만들지 않은 건 남한 스스로의 선택이었고, 좋든 싫든 당장 돌이킬 순 없다. 역사엔 ‘오랜 책임’이 따른다.
2018/05/25 11:20 2018/05/25 11:20
2018/05/23 22:44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시나 봐요.’ 어린이 교양지 발행인이랍시고 이따금 덕담을 듣는다. 나는 말한다. ‘초등학생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는 중학생 남자와 함께 인간의 가장 아름답지 않은 상태라 생각합니다.’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는 (적어도 내가 보기엔) 즉각적이고 심각한 충격이나 상처를 받진 않는다. 나는 더 말한다. ‘그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장 돕고 싶은 게 그들입니다.’ 상대는 이제야 뭔가 알 것 같다는 얼굴이 되고 대화는 그쯤에서 마무리된다. 해본 적은 없는, 다음 내 말은 아마도 이렇다. ‘좋아한다는 건 좋아하는 감정보다는 그에게 필요한 게 뭔지 자꾸 생각하게 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2018/05/23 22:44 2018/05/23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