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28 12:00
구독하던 종이신문도 끊을 것 같고(아내는 “끊자”는 의견을 먼저 내놓고는 내가 선뜻 동의하자 다시 끊기가 아쉬워진 듯하다.) 인터넷신문은 예나 지금이나 거의 안 보는데 근래 들어 프레시안을 조금씩 본다. 이 신문이 처음 나왔을 때 인터넷 신문치곤 썩 점잖으면서도 한편으론 내 윗세대 인텔리 사회의 어떤 인맥 같은 게 작동된다는 느낌 같은 게 들었다. 김지하 선생 회고록이나 김정환 형이 하는 한국문학학교 배너 같은 게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근래 이 신문을 보게 된 건 지난해 말 ‘대화’시리즈에 나와 달라는 청탁을 받고는 ‘그게 뭔가’ 찾아보면서다. 대화 시리즈는 비슷한 지향을 가진 두 사람이 나와 대담을 하는 기사인데 인선도 내용도 좋은 편이다. 프레시안이 나와 짝 지운 사람은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이다. 담당 기자는 “두 분 다 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과 새로운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들었다. 내가 그런 모색을 하는 게 사실이긴 하나, 정통적인 좌파에서 대안적인 반자본주의자로 가는 도정에 있는 처지라,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미루어왔다. 적어도 현재로선 김종철 선생과 만나면 이야기를 들을 일이지 주고받을 일은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하여튼 그래왔는데 며칠 전 담당 기자가 다시 연락을 했다. 김종철 선생이 나와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했단다. 기자는 “김종철 선생님이 얼마나 재미있는 분인지 모르실 거”라고 한다. 나는 선생이 매우 깐깐한 분일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이다. 하긴 나도 다들 처음 만나면 “생각보다 부드러운 분이군요” 이런다. “부드러운”이라는 완곡하고 예의바른 표현엔 매우 다양한 소감이 들어있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내가 아이들이나 가까운 사람들과는 장난과 싱거운 소리로 점철하는 사람이라는 걸 예상하진 못한다. 나는 정말 딱딱한 사람이 싫다. 5월 초순 광화문 부근 소줏집에서 선생과 만나기로 했다.
2005/04/28 12:00 2005/04/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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