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5 14:10
블랙리스트 1호라는 이윤택부터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 후 ‘문재인의 국민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남긴 김기덕에 이르기까지 자유주의 진영의 인사들이 줄줄이 성폭력 가해자로 밝혀지다보니 ‘보수나 진보나 똑같은 놈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똑같다는 내용은 아마도 윤리일 것이다. 그런데 윤리는 무엇일까? 한 인간의 윤리는 대체로 두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그의 고유한 윤리의식이다. 누가 보든말든 뭐라하든 말든 상관없이 그가 가지고 지키려는 의식이다. 그러나 이건 우리의 윤리에서 생각보다 아주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우리는, 우리 스스로 잘 알듯이, 충분히 더러운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윤리의 더 크고 지배적인 부분은 사회적 관계다. 다른 사람의 이목과 평판, 인정 욕구와 배제의 두려움 따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의 윤리는 최종적으로 조정되고 지속된다. 바로 그 윤리의 지배적 부분을 약화시키는 치명적 요인이 있다. 권력이다. 정치나 경제 같은 전통적인 권력만 아니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화 권력, 상징 권력은 전통적 권력과 경쟁하며 서로 가치를 교환한다. 권력과 윤리적 여백은 비례한다. 자유주의 인사들에게 만연한 성폭력 행각은 민주화 이후 그들의 권력이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보여준다. 결국 ‘보수나 진보나 똑같은 놈들’이라고 했을 때 그 내용의 실체는 ‘권력’인 것이다. 우리는 독재와 민주, 보수와 진보(극우와 자유주의), 불의와 정의 따위 나꼼수식/유시민식 사회 구분들이 우리 실제 삶과 관련한 의미보다는 지배 계급 내에서 저희들끼리 분파 싸움의 의미가 결정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미투운동을 혁명적이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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