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3 12:34
옛 농촌의 마을 공동체 같은 자연 공동체에 환상을 가진 사람을 간혹 본다. 삭막함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오늘과 달리 가족같은 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환상이 위험한 퇴행인 건 자연 공동체엔 '개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 공동체에서 '가족 같은 정'이란 개인성을 말살하는 이데올로기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연 공동체를 벗어나 자율적 개인으로 거듭남으로써 근대라는 세계를 만든다. 그리고 자연 공동체 대신 '사회'를 만든다. 자연 공동체는 운명적이고 고정된 것이지만, 사회는 자율적 개인들이 얼마든 고치고 바꿔나갈 수 있다. 오늘 세상이 삭막함과 이기심으로 가득하다면, 그것은 자연 공동체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사회가 없기(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주의는 왜 사회주의가 되었을까?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태도와 전망인데 왜 하필 '사회주의'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근대는 자본주의의 뼈대 위에 자유, 평등, 우애(연대)를 이상으로 만들어진 세계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시장 자유와 사적 소유로 자유를 축소하며, 평등과 연대를 파괴하는 속성을 가졌음이 밝혀진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일'이 '사회를 만드는 일'이 된 것이다. 사회주의가 근대의 이상을 부정한다는 생각은 오해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덕에 위기에 처한 근대의 이상을 되살리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었다. 사회주의를 '자본주의 철폐'라는 한가지 방식으로만 생각하는 것 또한 오해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문제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모든 노력은 사회주의적인 것이다.
2017/07/23 12:34 2017/07/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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