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4 11:56
진보적인 신학자들은 예수의 정치성에 대한 근거로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되었다는 사실을 들어왔다. 알다시피, 당시 로마에서 십자가 처형은 식민지나 노예의 반란/반역죄에 적용되었다.(로마 시민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견해는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한 건 사람들이 예수를 오해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예수의 생각과 메시지(근원적이고 우주적인 사랑!)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는 식의 논리로 다시 반박되곤 한다. 그런 반박은 예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개소리일 뿐이다. 예수에게 정치적 변혁은 굳이 강조할 이유조차 없는, 혹은 생략하려 해도 생략할 도리가 없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예수는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 죄인 취급 받는 사람들, 여성, 아이들이 사람대접 받는 세상을 구름 위에, 혹은 관념 속이나 저승에 지으려 한 게 아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안에서, 그 현실을 변화시킴으로써 만들려고 했다. 그 변화는 원하든 원치 않든 기존 지배질서와의 정치적 갈등과 불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여자가 남자와 대등하게 사람 노릇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가부장 권력이 가만있을 리가 없고 사람 취급 못 받는 사람들이 인권을 확보하고 버젓이 똑같이 행동하는데 그들을 억압하고 착취해서 유지되는 기득권세력이 그걸 용납할 리 없다. 예수의 정치성은 예수가 의도했든 안했든 필연적이었다. 예수의 변혁, 즉 하느님 나라 건설은 당연히 정치적인 변혁을 수반한다. 그것을 궁극의 목표로 하지 않을 뿐.
2014/09/04 11:56 2014/09/0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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