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6 14:59
두 아이 다 학교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내가 '공교육은 할 게 못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렇진 않고 아이들은 각각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했을 뿐이다.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많은 소통이 있었던 건 물론이다. 교육에서 제도나 형식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아이에게 좀더 나은 제도와 형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필요한 경우 그걸 둘러싼 사회적 싸움도 불사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교육의 가장 중요한 제도와 형식은 '부모'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부모에 의해 많은 게 달라진다. 이를테면 부모에 따라 일반학교도 가고 대안학교도 간다. 그러나 부모에 따라 아이가 대안학교 다니면서 일반학교 다니듯 생활하기도 하고, 일반학교 다니면서 대안학교 다니는 아이처럼 생활하기도 한다. 부모의 닫힌 교육관 때문에 학교 밖의 성장은 꿈도 꿀 수 없어 고통스러운 아이도 있지만, 부모의 열린 교육관 때문에 시골의(자연 속의!) 대안학교에 다니며 밤늦게까지 학원을 돌며 어울리는 동네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아이도 있다. 흔히 제 욕망을 아이를 통해 구현하려는 부모는 나쁜 교육의 표상이 되곤 한다. 그러나 가장 나쁜 교육은 아이를 교육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삼는 것, 부모의 교육관이나 세계관을 아이에게 들씌우는 것이다. 진보의 이름이든 생태의 이름이든 대안의 이름이든, 혹은 체험적 확신에서든 마찬가지다. 부모의 일은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아니다. 부모의 일은 아이가 어떻게 크는 게 아이에게 좋을까(맞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어떻게 크길 원하는지 발견하도록 돕는 것, 그리고 아이가 어떻게 크길 원하는지 늘 귀 기울이는 것이다.
2014/08/26 14:59 2014/08/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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